1. Home
  2. 소식
  3. 전시
2026.11.02

덧대어진 것들 (Layered On)

2026. 11. 05 ~ 2026. 12. 04
신종민, 황원해

신종민 Jongmin Shin, 황원해 Wonhae Hwang
덧대어진 것들 (Layered On)
2026. 11. 5 – 12. 4
 

우리가 사는 건물은 대부분 박스다. 장식 없이 기능만 남긴 사각의 모듈이 수없이 반복되어 하나의 단지가 되고, 그 표면은 콘크리트 위에 페인트 한 겹으로 마감된다. 황원해와 신종민은 이 익숙한 환경에서 출발해 서로 다른 것을 꺼내 든다.
신종민은 구조를 숨기지 않는다. 브루탈리즘이 가공하지 않은 재료를 그대로 쓰고 건물 안에 감춰진 설비를 드러내던 방식처럼, 그의 조각은 와이어 위에 얇은 시멘트를 입힌 속 빈 외피로 서 있다. 이 구조는 3D 모델링의 순서를 닮았다. 와이어프레임으로 뼈대를 세우고, 메시로 면을 채운 뒤, 시멘트로 덮는다. 디지털이 조각이 된다면 이 시대의 조각은 게임에서 본 듯한 모습이리라는 상상을 그는 시멘트로 현실에 세운다. 낡은 자동차, 나비, 반가사유상, 유년기 집의 대문과 난로 같은 구체적인 형상들은 그렇게 화면 밖으로 걸어 나왔지만, 안이 비어 있고 표면만 남아 기억의 겉면만 남은 조각처럼 보인다. 필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를 제거한 상태, 구조가 곧 미학이 되는 상태를 그는 조각으로 옮긴다.
황원해는 건물의 표면을 본다. 입면과 유리, 전선과 틈은 그의 화면에서 막이 된다. 보일 듯 말 듯하면서 그 뒤의 움직임을 상상하게 하는 겹이다. 그는 수직과 수평의 그리드에서 여전히 평온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그 옆에는 고드름처럼 누구도 설계하지 않은 형상, 찢어진 종이와 번지는 물감이 함께 놓인다. 단단한 사각의 틀과 흐르는 것들은 하나로 봉합되지 않은 채 한 화면에 머문다.
두 작가의 작업은 모두 덧대는 일에서 시작된다. 와이어 위에 시멘트를 입히는 일과 캔버스 위에 종이와 물감을 얹는 일은 같은 동작이다. 다만 그 결과는 반대다. 한 사람은 덧댄 층이 그대로 드러나게 두고, 다른 사람은 덧댄 층으로 이면을 암시한다.
걸어온 방향도 엇갈린다. 황원해는 한때 화면 속 구조를 실제 공간으로 꺼내놓았고, 그 경험 끝에 다시 평면으로 돌아와 평면 위에 평면을 겹치는 것만으로 깊이가 생겨나는 방식을 탐구해왔다. 신종민은 반대로 화면 속 폴리곤, 곧 평면의 이미지에서 출발해 입체를 세웠고, 그렇게 쌓은 부피를 눌러 다시 평면으로 남기기에 이르렀다. 한 사람에게 평면은 깊이를 길어 올리는 곳이고, 다른 사람에게 평면은 부피가 돌아가는 곳이다. 평면과 입체 사이를 반대 방향으로 오가는 두 작업은 이 전시장에서 서로를 지나친다.
두 작가에게 기억은 하나로 이어지지 않는 파편이다. 황원해는 사진보다 남아 있는 심상에 기대고, 신종민은 과거가 균질하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데서 작업을 시작한다. 그래서 이들이 덧대는 것들은 매끄럽게 봉합되지 않는다. 모듈과 모듈 사이에는 틈이 남고, 겹과 겹 사이에는 간격이 남는다. 두 작가는 그 이음매를 지우지 않고 작업의 일부로 둔다.

이 전시는 완성된 표면이 아니라 그 이음매를 본다.